“中 때리면 우리가 이득” 격화하는 서방국의 중국산 전기차 제재, 한국 반사이익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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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손잡고 중국산 전기차 대상 관세 장벽 강화
유럽 시장 입지 위태로워진 中, 한국 기업 '반사이익'
"보복 관세 부과하겠다" 분쟁에 맞불 놓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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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주가가 22일 10%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 움직임이 유럽연합(EU)까지 확산한 가운데, 현대차가 유럽 시장 내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확대된 결과다. 업계에서는 차후 이들 국가의 무역 분쟁이 격화할수록 한국 전기차 기업들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서방국의 中 공격에 한국 ‘반사이익’

21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독일을 방문해 “미국과 유럽은 자유세계의 두 기둥으로 계속 협력해야 한다. 여기에는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이 포함된다”고 발언했다. 최근 이어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관세 인상 조치에 ‘동참’을 종용한 것이다. 미국 측은 “(중국의) 과잉 생산은 미국과 유럽 기업에만 위협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전 세계 국가의 성장 산업 구축에도 방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같은 날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유럽은 훨씬 더 맞춤형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며 미국 대비 소극적으로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이르면 7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예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나, 관세 인상 폭은 미국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EU에 협조를 요청한 것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지난해 유럽 시장 내에서 19%의 점유율을 달성, 매서운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EU가 미국에 동조해 관세 장벽을 강화하면 중국 전기차의 성장세가 휘청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물러났을 때 누릴 수 있는 반사이익에 주목하고 있다.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 내에서 힘을 잃을 경우,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산 전기차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며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역시 무역 분쟁의 ‘낙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2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9.5% 급등한 27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장중 최고가(2021년 1월 28만9,000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74년 1월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현대차 시가총액 순위는 코스피 4위(약 58조원)로 한 단계 뛰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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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규제 강도는?

한편 미국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8월 1일부터 중국산 전기차, 컴퓨터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적용되는 관세를 일부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현행 25%에서 100%로 4배 인상되며, 전기차 리튬 배터리 및 배터리 부품에 적용되는 관세는 7.5%에서 25%까지 뛰게 된다.

관건은 EU의 관세 인상 폭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반(反)보조금 조사 종료 이후 유럽위원회(EC)는 중국산 전기차에 15∼30%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보고서는 “이보다 높은 관세가 부과돼도 중국에 기반을 둔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전기차 수출업자들에게 유럽이 매력이 없는 시장이 되려면 관세가 40∼50%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BYD의 ‘실 유'(SEAL U)는 중국에서 2만500유로(약 3,030만원), EU에서 4만2,000유로(약 6,2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예상 수익은 각각 1,300유로(약 190만원)와 1만4,300유로(약 2,100만원) 수준이다. 내수 시장보다 유럽 시장에서 훨씬 큰 수익이 나는 구조인 셈이다. 보고서는 “30%의 관세가 부과돼도 수출업자에게 여전히 15%(4,700유로)의 EU 프리미엄이 남기 때문에 유럽 수출은 여전히 매우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맞대응

관세를 중심으로 미국·EU의 중국산 전기차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보복 관세’ 등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유럽 내 중국 기업을 대표하는 이익 단체인 ‘EU 중국상회’는 21일 옐런 장관이 EU에 협력을 종용한 직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대형 배기량 엔진을 장착한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검토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역시 전문가를 인용해 “이들 차량에 대한 임시 관세율을 최대 2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으로 들어오는 수입차에도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의 뜻을 전달한 셈이다. 중국 내 부유층이 전통적으로 벤츠, 포르쉐, BMW 등 고가의 유럽 브랜드 차량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는 유럽 자동차 업계 전반에 무시할 수 없는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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