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큰일이다”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견제 본격화하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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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 올가을 커넥티드 차량 관련 규정 발표
"커넥티드 차량은 바퀴 달린 스마트폰" 미국 정부의 견제
광범위 규제 현실화하면 한국 기업에도 불똥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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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올해 가을 중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관련 규정을 발표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을 중심으로 한 국가 안보 우려를 제기한 가운데, 상무부의 실질적인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의 광범위한 부품·기술 제재가 한국 기업에도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커넥티드 차량은 안보 위협”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에 출석해 “올가을에 (커넥티드 차량 관련) 관련 규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가안보에 대한 위험은 정말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는 소위 ‘스마트카’를 뜻한다. 내비게이션, 무선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 등이 모두 커넥티드 차량에 포함된다.

러몬도 장관은 “커넥티드 차량에는 수많은 센서와 칩이 있는데, 중국산 차량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되는 소프트웨어로 제어된다”며 “운전자가 어디로 가는지, 운전 패턴이 무엇인지, 차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등의 미국인들에 대한 많은 데이터가 중국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이 정보 유출 등 치명적인 안보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어 “이건 의회의 (강제 매각) 조치가 나온 틱톡이 제기하는 위협과 다르지 않다”며 “도로에 몇백만 대의 자동차가 있는데, 갑자기 소프트웨어가 작동하지 않는 치명적인 상황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미국이 본격적인 ‘경계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시장은 미국이 내놓을 커넥티드 차량 규제의 강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지난주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수입 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커넥티드 차량 견제

이 같은 미국 상무부의 커넥티드 차량 견제 움직임은 올해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주문’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월 말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중국과 같은 우려 국가에서 온 자동차들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를 발표한다”며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에게 (중국 등) 우려 국가의 기술이 적용된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고,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차량(커넥티드 차량)은 바퀴 달린 스마트폰과 같다”면서 “중국산 차량이 미국 시민과 인프라에 대해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그 정보가 중국으로 전송돼 중국 정부가 원격으로 차량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몬도 장관 역시 “중국과 같은 해외 국가가 이 같은 정보에 대규모로 접근할 수 있다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은 자명하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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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우려 국가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 총 6개국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들 국가 중 자동차를 수출할 역량을 갖춘 나라가 중국뿐이라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선전포고’였던 셈이다. 이후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의 위험과 관련해 산업계와 대중의 의견을 60일간 청취했다.

한국 자동차 시장도 ‘빨간불’

문제는 이 같은 미국의 규제 움직임이 한국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경우 MOU(양해각서) 체결 등을 통해 10년 이상 중국과 직접적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 기업(현대차·기아)은 물론,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 기업 대다수가 미국의 규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현대차그룹,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커넥티드 차량 규제에 대한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단기간에 커넥티드 차량 공급망을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기존 공급망에 갑작스러운 차질이 생길 경우 의도하지 않은 차량 안전 문제가 생기거나 차량 생산 비용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미국에 전달한 것이다.

이외로도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국 상무부 측에 △모뎀과 게이트웨이 등 차량에 대한 외부의 원격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조종할 수 있는 하드웨어 △이들 하드웨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등으로 규제 범위를 한정해 달라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 역시 미국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 “한국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 차량 공급망 조사의 넓은 범위, 잠재적 규제 대상의 범위를 둘러싼 불확실성, 시행 시기가 모두 업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넥티드 차량을 보다 세밀하게 정의하고, 규제 대상 부품을 축소해 업계 부담을 경감해 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정부는 특히 한국 자동차 업계가 이번 조사가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규제가 “기업 활동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크게 약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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