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AI발 전력난’ 직면, 빅테크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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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요량, 일본 전력 소비량 육박
AI 열풍에 주요국 전력난, 데이터센터 신설 규제로 대응
빅테크 기업들도 천문학적 자금 투입하며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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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열풍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AI발 전력 부족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등 빅테크 기업의 수장들도 전력 수요 급증을 경고한 가운데 글로벌 대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머스크 CEO 등 빅테크 수장들 ‘전력 부족’ 경고

13일 정보통신(IT) 업계 등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량이 급증하면서 세계 주요국에서 ‘구전난(求電難·electricity shortage)’을 발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24년 전기보고서’에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이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최대 1,050TWh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일본 전체의 전력소비량(2022년 939TWh)을 넘어서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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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주요국과 빅테크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경쟁하고 있는 AI 산업이 ‘전기 먹는 하마’라는 점이다. 챗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에는 구글 검색보다 3∼30배나 많은 전력이 소요된다. 이를 위해서는 천문학적 용량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할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이미 전 세계에는 약 8,000개의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앞으로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력망을 구축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5∼15년이 소요된다. 전력 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가 세워져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금세 전력망을 확장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머스크 CEO는 “AI 발전을 제약하는 건 변압기와 전력 공급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력 수요 급증을 우려한 건 머스크 CEO만이 아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AI 기술엔 이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 지멘스에너지의 크리스티안 브루흐 CEO 역시 지난 3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전기 없이는 AI 기술 발전이 없다”고 우려했다.

빅테크 기업 몰려있는 美, 심각한 구전난 체감

빅테크 기업은 물론 첨단 제조 산업이 집중된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구전난을 먼저 체감하고 있다. 미국에는 전 세계의 38%를 웃도는 2,562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다. 2위 영국(347개), 3위 독일(313개)을 압도하는 1위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은 2022년 130TWh(테라와트시·1TWh=1,000GWh)에서 2030년에는 3배인 390TWh로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가정의 3분의 1인 4,0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기 수요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조지아주에서는 산업용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로 급증했다. 향후 10년 동안 필요한 전력량은 현재보다 17배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조지아주의 애리조나 공공서비스는 전력량 수급에 분주하지만, 대규모 전력 발전이 추가되지 않는 한 10년 안에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부 버지니아도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가 필요한 상태며, 텍사스 역시 전력난에 직면해 있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칩스법 등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리쇼어링 정책에 따라 급증하는 제조업도 전력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이래로 반도체·배터리·태양광 등 미국 내 투자 규모는 5,250억 달러(약 710조원)에 이른다. SK·현대차·한화 등 국내 기업들의 공장이 몰려 있는 조지아주는 10년 뒤 전기 소비가 현재의 17배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10년 내에 기존 전력망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 심각한 전력난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중동·동남아 등으로 기지 이전

이에 주요국들은 데이터센터 신설에 대한 규제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데이터센터 6,686곳 중 5%에 육박하는 320개가 몰려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지난 1월 데이터센터 신설을 제한하는 법이 잇달아 통과됐다. 앞서 영국 런던시는 지난 2022년 ‘데이터센터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에 대한 기준을 강화했다. 싱가포르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한시적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했다.

빅테크 기업들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자체적으로 전력 생산에 나서거나 아예 원자력발전소를 품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하는 등 다각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이다.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원자력발전소에 인접한 부지를 개발한 미국 발전업체 탈렌 에너지로부터 데이터 센터를 6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데이터 센터와 공장 주변에 전력을 공급하는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MS는 무공해 핵융합 에너지를 개발하려는 회사와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전력 사정이 나은 중동이나 동남아시아로도 산업 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최근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며 각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새로운 산업 기지 구축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만나 인도네시아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4년 동안 17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태국에서는 10억 달러(약 1조3,6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AI 기술을 ‘2030 전략’의 핵심 산업으로 꼽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선 AWS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7조2,000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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