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다크패턴’ 잡는다는 공정위, 신중한 고려 필요해

공정위,서울YWCA,소비자원 등 다크패턴 조사 착수 법적 구속력 없지만 시정하지 않으면 현행법 집행 현행법 있는데 규제 신설할 필요 있느냐는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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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탈퇴화면=넷플릭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국내 OTT를 상대로 ‘다크패턴’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취소‧탈퇴를 번거롭게 하는 부분 및 숨은 갱신 등이 주요 감시 대상이다. 공정위는 실태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연내에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OTT ‘취소·탈퇴 방해’ 감시 대상

16일 아주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쿠팡 플레이와 같은 OTT 업체들이 사용자의 원활한 서비스 해지나 철회를 방해하는 수법으로 인해 공정위와 서울YWCA·소비자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OTT 운영 방식 중 무료 평가판을 충분한 사전 고지 없이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정위가 지난달 발표한 다크패턴 19가지 유형 중 ‘숨은 갱신’에 해당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같은 숨은 갱신에 대해 유료 전환과 대금 부과 7일 전까지 가격과 결제 방법을 문자메시지 등으로 통지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또한 OTT 서비스 취소‧탈퇴 과정이 번거로운 점도 조사 대상이다. 사용자가 해지 버튼을 찾기 어렵도록 UI를 디자인하거나 결정을 재고하라는 메시지를 여러 번 노출하는 방식은 다크패턴 유형 중 ‘취소‧탈퇴 방해’에 해당한다. 서울YWCA 관계자는 “회원 탈퇴, 예약 취소, 가격 뻥튀기 등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올 상반기에 네이버 쇼핑몰이나 쿠팡 등 오픈마켓‧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다크패턴 실태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실태조사 결과는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다크패턴 규제 법제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국회와 논의 중에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 정무위에서 논의 중”이라며 “이날 다크패턴 관련 법안에 대한 공정위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

다크패턴은 온라인에서 콘텐츠, 상품 등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소비자의 착각, 실수, 비합리적 지출 등을 유도하는 일종의 ‘눈속임 상술’이다. 소비자보호원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100개 전자상거래 모바일 앱 중 97%에서 최소 1개 이상의 다크패턴이 발견됐다.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증대되자 공정위는 다크패턴에 대한 규제 필요성과 중요성을 언급하며, 규제 환경 조성 및 집행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는 지난 4월 당정 협의에서 ‘다크패턴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정책방향’을 내놓은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다크패턴을 19개 유형으로 구분해 정의하고, 관련 사업자가 개선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기만적인 관행을 억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함께 내놨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인 만큼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정위는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도 없고 그 내용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정되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는 현행법을 적극 집행해 최대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여러 마케팅 수단 중 하나에 불과, 일률적 규제 지양해야

한편 일각에서는 다크패턴은 이전부터 존재했던 여러 마케팅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업자가 한정된 모바일 화면을 통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선택을 유도’하는 것은 B2C 사업의 본질이다. 그런 만큼 소비자의 선택 유도 중에 발생하는 일부 부작용을 통제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노력’을 다크패턴이라는 금지행위로 모두 포섭시키는 것은 일부 사업자들의 불법적인 행위에 천착한 관점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마다 선호도가 다른 경우가 많으며, 어떤 소비자에게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이 다른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크패턴을 규제하는 목적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균형도 필요하다. 엄격한 규제가 표준화된 접근 방식으로 이어져 플랫폼의 고유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이 사라지고 의도치 않게 소비자 복지를 저해할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률적인 규제 신설만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공정위가 제시한 다크패턴 목록은 모두 현행법으로 규제가 가능하다. 한 변호사는 “공정위가 다크패턴과의 전쟁에서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개인정보보호법, 약관법 등 여러 법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의 규정 준수 비용, 정부 집행과 관련된 행정 비용, 그리고 소비자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비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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