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조원 순손실 우려” 금감원, 일부 저축은행에 자본확충방안 마련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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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건전성 우려 저축은행에 자본확충방안 제출 요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발 리스크' 금융권 전반 확산 차단
부동산 업황 악화·PF 부실 확산 위기에 올해도 실적 개선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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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부실 조짐을 보이는 저축은행에 건전성 관리를 위한 자본확충방안을 요구했다. 최근 저축은행의 건전성 우려가 심화하는 만큼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일종의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미리 마련하라는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부실 확산에 따른 ‘저축은행 사태’ 재발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당국이 선제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저축은행 10여곳에 ‘비상시 자본확충방안’ 마련 요구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연말 결산 기준 10여 개의 저축은행을 선별해 재무구조 관리 방안과 비상시 자본조달 계획 등을 담은 자본확충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금감원이 요청한 계획에는 재무구조 관리,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 등의 방안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경영개선 요구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은 매 분기 결산 후 30일 이내에 건전성 비율을 금감원에 보고하고 3개월 안에 경영 개선 조치를 받는데, 이를 평소보다 2개월가량 앞당겼기 때문이다.

당국이 이 같은 요구를 하게 된 배경으로는 최근 부동산 PF 부실 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거론된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79곳 중 순손실을 낸 곳은 41곳으로, 규모만 총 5,559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업계의 실적은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동안 흑자를 기록하다 2023년 적자 전환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최근 연간 순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 1조1,000억원 △2019년 1조3,000억원 △2020년 1조4,000억원 △2021년 2조원 △2022년 1조6,000억원 등이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 등 유상증자로 자금 수혈

이런 가운데 수익성과 건전성이 나빠진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아지면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실적 추세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는 꼬리표가 남았다.

이는 사실상 투기등급(BB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케이저축은행을 비롯해 웰컴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더케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고, 바로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강등됐다.

금융당국이 부실 징후가 감지된 저축은행에 유상증자 등 즉각적인 자본확충 등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던 저축은행 일부는 대주주의 유상증자를 통해 고비를 넘긴 바 있다.

이미 업권에서는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상상인그룹 계열의 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지난 2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신주 46만5,000주를 발행하고, 130억2,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상상인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말에도 3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상상인플러스의 지분 100%를 보유한 상상인그룹이 출자금 전액을 부담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2만8,000원으로 액면가액 5,000원보다 560% 할증된 가격이다.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도 유상증자로 조달할 자금 규모를 총 300억원으로 확정했다.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페퍼저축은행도 지난달 모기업인 호주계 페퍼그룹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이는 지난해 5월 200억원을 조달받은 지 10개월 만이다. 앞서도 페퍼저축은행은 한국 진출 6년차인 지난 2019년 3월 200억원, 6월 250억원을 각각 증자받은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이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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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저축은행, 봄은 언제 오나

문제는 올해도 실적 개선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데다, 부동산 PF 관련 대출 부실이 확산될 경우 올해도 적자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특성상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 등 후분양 관련 대출이 많고, 대출을 내준 사업장(시공사)의 신용등급이 최하등급이거나 투기등급이 대다수인 탓에 부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

실제로 나이스(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 PF 대출 예상 손실액은 4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경매시장에서 감정평가액 대비 최종 낙찰가율 하위 25%를 기준으로 한 보수적인 추정치다. 특히 국내 79개 저축은행 전체 부동산 PF 추가 손실 규모는 약 2조~5조원으로, 지난해까지 적립된 대손충당금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PF 손실액 추정 최대치는 13조8,000억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경우 지난해 말 기준 7조7,000억원 규모인 16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금액) 중 약 9,000억원~1조6,000억원이 부실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저축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5,469억원인데 앞으로 약 3,000억원에서 1조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추정이다. 이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부담으로 저축은행업계는 올해도 적자를 내거나 최대 2조2,000억원의 순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어 나이스신용평가는 자본력이 충분치 않은 지방 소재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유상증자와 같은 별도 자기자본확충이 수반되지 않으면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을 권고수치 이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는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저축은행의 적기시정 조치 기준은 자산기준에 따라 자본비율 7% 혹은 8%다. 금융당국은 11%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지만 현재도 이를 밑도는 저축은행이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달 초 발표하는 PF 사업장 재평가 기준을 통해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될 경우 충당금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6월 이후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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