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뮤직 두고 왜 우리만” 경쟁력 약화에 정부 압박까지, 궁지 몰린 토종 음원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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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토종 음원 플랫폼에 가족 요금제 주문해
사실상 요금 인하 압박, 수익성 악화 우려 확대
유튜브 뮤직은 규제 사각지대에, 경쟁력 격차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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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멜론과 플로, 지니뮤직 등 주요 국내 음원 플랫폼 업체에 ‘가족 요금제’ 형태의 결합 요금제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계정 하나에 해당하는 구독료를 납부한 뒤 4~5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주문이다. 이에 음원업계에서는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토종 업체들에만 향해 있다는 호소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 “저렴한 가족 요금제 만들어라”

1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주요 음원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관련 결합 요금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해당 방안은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 음원 플랫폼 주요 사업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회의에서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안은 정부 차원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구상한 것으로, 소비자에게 음원 서비스를 더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월에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최대 4~5인의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신설, 인당 요금을 최대한 경감해주는 식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제안에 음원 플랫폼 사업자 대부분은 난색을 표했다. 가족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이용자 수나 이용 횟수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유료 요금제에 가입한 계정 수가 급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음원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토종 업체’에 지나치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유튜브 뮤직을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이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덩치를 불리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정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채 줄줄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끼워팔기’로 급성장한 유튜브 뮤직

문제로 지목된 유튜브 뮤직은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와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에서 국내 음원 플랫폼 1위 멜론을 앞지른 바 있다. 유튜브 광고 제거 기능을 제공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 혜택 내에 유튜브 뮤직 서비스를 포함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문제는 유튜브 뮤직이 성장하는 동안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줄줄이 ‘침체기’에 빠졌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유튜브 뮤직이 5개 국내 음원 플랫폼의 MAU 감소분을 고스란히 흡수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콘텐츠 시장 공룡인 유튜브를 빌미로 삼아 ‘끼워팔기’ 전략을 채택, 국내 기업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급성장을 이룩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음원 분야 상위 5개 플랫폼 MAU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1월 대비 12월) 토종 업체의 MAU는 약 113만 명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유튜브 뮤직 MAU는 111만 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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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뮤직

이용자를 뺏긴 국내 음원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플로를 서비스하는 드림어스컴퍼니는 지난해 35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다. NHN벅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9% 감소했다. 멜론은 별도 공시가 없어 정확한 영업이익 또는 손실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1위 자리를 뺏긴 만큼 상황이 좋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와 국내 음원 서비스, 품질부터 차이 난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서비스의 퀄리티 및 가격 경쟁력이 시장 판도를 좌우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유튜브 뮤직이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혜택을 누려온 것은 사실이나, 국내 서비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사이의 ‘격차’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멜론에서 스트리밍, 오프라인 재생 기능을 모두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1만900원을 납부해야 한다. 각종 유튜브 내 편의성 기능과 유튜브 뮤직 이용권을 포함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의 가격은 1만4,500원이다. 기존 멜론 이용자가 3,600원을 추가로 납부할 경우, 유튜브 생태계 내에서 음원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정식으로 발매된 음원 외에도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유튜브 뮤직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시점 대다수 토종 음원 업체는 정규 발매된 음원만을 취급하고 있다. 반면 유튜브 뮤직을 이용하면 커버곡(다른 사람이 발표한 음원을 재해석한 곡), 연주곡 등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모든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사실상 국내 음원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및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고, 정부의 압박까지 해소해야 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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