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윤 정부 정책들, 금투세 폐지·노동개혁 등 좌초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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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야 국회장악에 입법 험로, 尹 정책 동력 상실하나 
급제동 걸린 상속세 개편, 금투세 폐지, 노동개혁
규제 완화 중심 '부동산 시장 정책' 추진에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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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4·10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민간주도 성장’을 내건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노동개혁과 연금개혁 등 3대 개혁은 물론 세제개편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 방향과 24차례 민생토론회를 통해 밝힌 계획 중 상당수가 법 개정이 필요한 입법과제기 때문이다.

상속 세제 개편·금투세 폐지 등 尹 경제 정책 전반 제동 위기

당장 정부·여당이 추진해 나가고 있는 세제개편부터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중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부터가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 금투세 폐지를 공언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대상자가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다. 현 상황에서는 내년부터 시행된다.

윤 정부는 금투세 폐지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지난 2월 관련 법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회에서도 이렇다할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야권의 반발도 끊이질 않았다. 이번 총선으로 국회 의석의 여소야대가 차기 국회까지 이어지는 만큼 사실상 금투세 폐지는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상속·증여세를 비롯한 세제개편도 ‘부자감세’ 반발에 막혀 표류할 공산이 커졌다. 정부는 상속세 완화를 골자로 오는 7월 세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전체 유산에 세금을 물리는 방식(유산세)에서 개인이 취득한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법(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담길 전망이다. 한국은 상속세 최고세율이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두번째로 높아 기업 지배구조가 왜곡된다는 부작용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부자들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풀기 위해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안갯속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 소각이나 주주배당 증가분에 대한 세제 혜택 역시도 부자감세 프레임에 갖혀 있다는 이유로 야권이 외면하고 있어서다. 큰 틀에서 세수 부족사태를 정부가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는 만큼 거대 야당의 입법 지원은 거부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도 정부·여당이 주도권을 강조하긴 어렵게 됐다. 올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된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에는 글로벌 협력 R&D에 초점을 맞추며 예산 증액을 공언했다. 야권에서는 이미 정부와 여당의 예산 지출 구조를 전면 반대한 상황인 만큼 내년도 예산은 민주당의 손에 맡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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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이 2023년 11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노동 개혁·국민연금 개혁에도 ‘빨간불’

윤석열 정부 3대 개혁 과제인 ‘노동개혁’과 ‘연금개혁’도 당장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핵심은 △근로시간 유연화 △임금체계 개편으로 요약된다. 고용노동부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법정노동시간인 ‘주52시간제’를 유연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주 최대 근로시간이 69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정치권 및 노동계 우려에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고민에 대한 결과로 같은 해 11월 현행 주52시간제 틀을 유지하되 일부 업종과 직종에 한해 유연화를 추진하는 내용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을 또다시 발표했다. 다만 주52시간 근로시간 개편은 ‘근로기준법’ 개정 사항으로, 국회의 동의가 필수다. 이번 총선의 결과로 ‘여소야대’ 상황이 더 굳어진 만큼 법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보험료율 인상을 골자로 하는 연금개혁도 국민적 반감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9%로 정한 이후 십수 년째 그대로 유지돼 왔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정부가 연금개혁 정부안을 마련해 추진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해 빈번히 좌절됐다.

현 정부는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국민연금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 등 영향으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은 당장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총선 결과가 현 정부 정책 추진 과제에 대한 반감을 여실히 드러낸다.

다주택자 세제 개편도 난항 예상, 다주택자 세부담 증가 불가피

정부가 그동안 추진하던 규제 완화 중심의 부동산 시장 정책 추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야당 주도의 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윤 정부가 임기 초부터 추진해 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폐지) 방안과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기가 야당 반대로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현재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시행기간이 끝나고 나면 (민주당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기도 사실상 어렵고 오히려 문재인 정부 방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이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서지 않은 만큼 야당이 규제 강화에 속도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택 시장 불안의 뇌관인 미분양 아파트 처리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도 가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기업구조조정(CR)리츠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 야당이 반대하면 원점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취득세 중과 배제와 종부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근거법인 ‘민간임대주택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어야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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