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촉진책에도 저조한 아파트 입주율, ‘고금리 한파’ 아래 건설사들은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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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시장 침체, 아파트 입주율도 70% 못 벗어나
분양률도 덩달아 하락, "사업장 700곳 중 100곳 이상이 70% 하회"
2022년에도 2023년에도 비슷한 이슈 반복, "결국 고금리 문제 해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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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새 아파트 입주율이 7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는 입주 예정자 못지않게 건설회사도 촉각을 세우는 주요 이슈다. 입주가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잔금 등 분양대금이 들어오고, 이것이 탄탄한 재무 구조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도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냉각 속 입주 촉진에 총력을 쏟는 모양새다.

전국 아파트 입주율 72%, 분양률도 ‘뚝뚝’

1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2%에 그쳤다. 수도권은 83.1%로 그나마 나았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68.2%에 불과했다. 올해 대형 건설사 중 1만 가구 이상 입주가 예정된 건설사(부동산R114 기준)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 6개사에 이른다. 이 중 현대건설의 입주 물량이 44개 단지, 3만6,000가구로 가장 많다. 단일 건설사가 한 해 4만 가구 가깝게 입주를 치르는 건 이례적이다.

대우건설도 연내 35개 단지, 2만8,000여 가구의 입주민을 맞이한다. 이외 현대엔지니어링은 22개 단지, 2만여 가구의 입주를 준비 중이고, GS건설은 20개 단지, 2만 가구의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는 각각 1만3,000여 가구와 1만여 가구가 집주인을 맞는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건 올림픽파크 포레온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역대 최대 규모(1만2,032가구) 단지로 꼽히며, 입주 예정일이 내년 1월에서 올해 11월로 두 달 앞당겨졌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분양 촉진 못지않게 입주 촉진도 중요한 업무”라고 강조한다. 입주 잔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와야 재무 기반이 탄탄해지고 이를 토대로 다음 수주도 이어갈 수 있어서다. 최근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입주 촉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건설사들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역대급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인 현대건설은 작년부터 입주민을 위한 ‘힐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입주민에게 입주를 축하하는 의미로 원목 도마 등 웰컴키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GS건설은 올해 ‘고객경험혁신팀(DX팀)’을 신설해 다양한 입주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입주 고객 대상 서비스인 ‘PRUS+(프라이드 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입주 날 바쁜 입주민을 배려한 도시락 ‘웰컴 밀 서비스’와 입주 청소, 인테리어, 집들이 등에 필요한 물품을 대여해주는 ‘홈 키트 렌탈 서비스’가 주된 전략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아파트 입주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분양률도 덩달아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건설사 사업장 약 700곳 중 100곳 이상에서 분양률이 70%를 하회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평가는 “AA급 건설사의 경우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수도권 소재 비주거용 건축물 중심으로 미분양 사업장이 발생한 반면 BBB급의 미분양 사업장은 주로 지방에 있는 아파트 등 주거용 건축물 중심으로 미분양 사업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양 경기가 저하되는 국면에서는 AA급의 경우 진행 프로젝트가 속한 ‘지역’보다 건축물의 ‘용도’에 따른 영향이 더 컸고, BBB급의 경우 신규 착공 프로젝트가 우량 등급의 건설사들에 비해 저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입주 지연으로 실입주율이 저하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설령 준공 분양률이 70%를 웃돌더라도 미수금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지방 양극화, 지난해부터 ‘가시화’

이와 비슷한 이슈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6월 건설사들 사이에선 아파트 입주율에서 지방의 격차가 심화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지방 아파트 입주율 저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건설업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불안이 높아졌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5월 아파트 입주율’에 따르면 수도권(80.1%)을 제외한 비수도권(광역시·도 지역 포함)은 63.9%의 낮은 입주율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중 대구와 부산, 경상권을 제외하고는 전부 하락한 것이다. 미입주 원인을 보면 기존 주택 매각 지연(44%), 세입자 미확보(26.0%), 잔금 대출 미확보(20.0%) 순으로 나타났다.

6월 입주전망지수를 보면 지방 가운데 대전과 울산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대전은 지난달 106.2에서 81.2로 25p 떨어졌고, 울산도 87.5에서 73.3으로 14.2p 하락했다. 울산은 작년 6월 이후 아파트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지난달 약 3,000가구가 입주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계약이 완료된 상태에서 입주가 안 되고 있다면 사정은 좀 나았지만, 애초부터 분양이 안 된 상태, 즉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된 상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2~3년 전 ‘분양 리스크’가 적은 곳이라고 판단해 기성불이 아닌 분양불 방식을 적용한 건설사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 불안정성이 폭증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회사 정책에 따라 사업지별로 그때그때 다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야겠다고 판단한 회사들은 기성불로, 향후 분양 시장은 잘될 것으로 판단하니 일단 수주를 하자고 판단했다면 분양불로 했을 것”이라며 “분양불 사업장을 중심으로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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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도 상황 비슷했다? “결국 문제는 고금리”

고금리가 본격화한 2022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해 9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2.6%로 전월(76.8%) 대비 4.2%p 하락했다. 서울은 86.5%로 지난달(89.1%)에 이어 2개월 연속 90%의 입주율이 깨지기도 했다. 더군다나 당시 10월 전국 입주전망지수는 47.6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주택산업연구원 측은 “경기 침체, 금리 상승 등으로 입주율은 향후 더 낮아질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지속하면 주거 이동이 어려워지고, 주택 공급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비아파트 분야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이어졌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도시형 생활주택 더샵 반포 리버파크의 입주율이 27%에 그친 것이다. 당해 7월 준공돼 입주가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전체 140가구 중 약 30가구만 입주한 상태였다.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수분양자의 40% 이상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 해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바도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이 걱정거리라면 미입주는 그야말로 공포”라며 “가뜩이나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자금경색이 심각한데 유동성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잔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심각한 자금난에 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반복되는 미입주 문제는 결국 그 근본 원인이 거래절벽 및 금리 인상에 있음을 방증한다. 최근 시장에서 ‘4월 위기설’이라는, 건설 회사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질 것이란 언급이 괜히 나오는 건 아닌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분양자의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기에 LTV 완화 등의 방법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잠깐 매수세가 붙더라도 집값이 계속해서 하락하면 수요도 다시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수분양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직접 입주하거나 전세를 놓아야 하는데 금리가 오르고 전셋값이 떨어지니 둘 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주담대는 바로 원리금 상환을 시작하는데 1~2년의 거치기간을 두면 해당 기간엔 이자만 갚기 때문에 월 상환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입주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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