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과일 출하 전까진 가격 인하 어려워” 쏟아지는 정부 지원에도 공급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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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값 하락 비관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원인은 '수입'
지지부진한 수입 사과 검역 협상, 공급 부족 해결 사실상 어려워
대체 과일 수입 등 가격 인하책 펼치는 정부, 실효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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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과일값이 물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사과와 배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는 발언을 내놨다. 검역 절차 지연으로 인해 수입 물량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사실상 올가을 햇과일 출하 시기까지 눈에 띄는 가격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유통업계 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과일값 인하 노력이 사실상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검역 협상에서 막혔다, 수입 물량 확보 난항

송 장관이 비관적 입장을 드러낸 것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축산물 물가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송 장관은 “사과의 경우 11개국과 검역 협상을 진행 중이고, 8단계까지 협상이 진행돼야 수입을 할 수 있다”며 햇과일 수입 전까지는 사실상 가격 인하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더딘 검역 절차로 인해 사실상 가까운 시일 내로 외국 사과를 수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과일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사과 수입 허용을 요청한 국가 11개국 중 검역당국 수입위험분석(IRA) 협상 진전이 가장 빠른 것은 8단계 중 5단계에서 멈춰 있는 일본이다. △독일과 뉴질랜드 사과는 3단계 △미국은 2단계 △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중국·이탈리아·포르투갈·아르헨티나 사과는 1단계에 각각 계류 중이다. 문제는 가장 협상 속도가 빠른 일본과의 협상이 30년째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송 장관은 “일본은 1992년도에 (수입 허용이) 요청됐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위험 분석을 하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복잡한 IRA 협상이 ‘병해충 유입’에 대한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짚었다. 지중해과실파리 등 국내에 없는 병해충의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까다로운 검증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측은 검역 협상이 “이는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과도한 장치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검역 절차 중단의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 말고 다른 방법이라도” 정부의 움직임

정부는 검역 협상 부진에도 불구하고 과일값 인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과일값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를 견인, 물가 안정 목표 실현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특히 사과, 배, 딸기 등이 포함된 ‘신선과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2% 뛰며 1991년 9월(43.9%)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의 노력은 검역 협상이 필요한 과일 수입 이외의 분야에 집중돼 있다. 우선 정부는 소비자 판매가 할인과 동시에 13개 과일과 채소의 생산자 납품 단가를 지원, 가격 인하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3·4월 소비자 판매가 할인 지원에는 230억원(약 1,550만 달러)을, 납품단가 지원에는 204억원을 각각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정부 할인 지원(20%)과 납품 단가 지원 효과를 고려, 사과 소비자가격이 10% 이상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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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진 형태의 사과(비정형과)/사진=SSG닷컴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비정형과(맛과 품질에는 문제가 없으나 외형상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과일)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못난이 사과, 크기가 작은 소형 딸기 등을 공급해 소비자 수요를 일부 충족하겠다는 것이다. 하나로마트 기준 사과 비정형과 가격은 개당 1,500원 수준으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사과 대비 23~29%가량 저렴하다.

‘대체재’ 공급에 열중, 근본적 문제는 여전

정부는 사과·배 등 폭등 품목의 ‘대체재’를 마련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선 과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냉동 과일 등 소비자의 대체 상품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4%가량의 성장률을 기록하던 냉동 과일 수입 규모는 지난해 6% 이상 증가하며 6만4,000톤까지 늘었다. 블루베리, 망고, 딸기 등 가격이 저렴하고 저장이 용이한 냉동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아울러 정부는 사과·배 등을 대체할 수입산 과일 공급 확대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바나나와 오렌지, 파인애플 등 기존 수입 과일 할당관세 품목에 만다린과 두리안 22만 톤을 추가했다. 다양한 품목으로 소비자 수요를 분산, 특정 품목의 비정상적인 가격 폭등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으로, 정부는 차후 상반기 물량이 빠르게 유통될 수 있도록 업체별 수입 실적에 따라 물량을 추가 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과일값 상승세를 잡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유통업계의 의구심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급등 품목의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송 장관의 발언대로 햇과일 출하 시기가 도래할 때까지는 비정형과, 대체 과일 등 사실상 ‘간접적’ 해결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 분석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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