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있는데, 정말로 해지할까요?” OTT·음원 사이트 ‘해지 방어’, 방통위 견제 받는다

방송통신위원회, 콘텐츠 구독 업체에 '해지 장벽 완화' 권고
이용자 이탈 치명적인 콘텐츠 업계, 소비자는 해지 버튼과 숨바꼭질
법적 근거 없는 단순 권고 사항, 업계 선뜻 협조할지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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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OTT 및 음원 사이트에 대한 ‘해지 장벽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 빈도가 높은 OTT 9곳과 음원 플랫폼 9곳 등 18개 서비스를 점검해 해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콘텐츠 구독 시장에 만연한 ‘해지 방어’ 전략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해지 절차를 줄이라는 일종의 ‘압박’으로 풀이된다.

“해지 절차 간소화해라” 공정위의 권고

권고안은 서비스 가입보다 해지 과정이 복잡한 경우 최대한 해지 절차를 명료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가입 버튼과 해지 버튼의 가독성을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하고, 해지 이후에는 팝업창 등으로 재가입을 유도하지 않아야 한다. 기존 가입 사실에 대한 안내를 강화해 요금이 중복 과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콘텐츠 업체의 전형적인 해지 방어 정책을 겨냥한 것이다.

권고 대상에 포함된 OTT 사업자는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왓챠 △모바일BTV △U+모바일 △지니TV 등이다. 모바일(음원) 사업자의 경우 △유튜브 뮤직 △멜론 △지니 △플로 △네이버 바이브 △스포티파이 △카카오뮤직 △벅스 △애플뮤직 등이 권고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대부분의 주요 콘텐츠 업체가 방통위의 ‘경계망’에 든 셈이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OTT와 음원은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대표 콘텐츠 서비스인 만큼, 이용자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 이번 개선안은 어디까지나 ‘계도 차원’의 권고로, 법적 근거는 없다. 사실상 강제 사항이 아니라는 의미다. 권고 방안은 기존 언론이 지적한 이용자 불편 사항 등을 고려, 플랫폼사들과의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해지 방어’는 구독경제 시장의 생존 전략?

구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 입장에서 ‘해지 방어’는 일종의 생존 전략으로 통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 ‘시즌 분할’이다. OTT 업체들은 ‘몰아보기’를 방지하기 위해 콘텐츠 공개에 텀을 두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경우 파트1 종료 이후 파트2 공개까지 70일의 간격이 있었다. 하나의 시즌을 장기간에 걸쳐 공개하며 이용자를 붙잡아둔 것이다.

서비스를 꼼꼼히 둘러보지 않으면 해지 버튼을 찾을 수 없도록 몇 단계에 걸쳐 숨겨 두거나, 여타 인터페이스 대비 매우 작은 크기로 설정해 소비자 이탈을 막는 경우도 있다. 해지 절차가 워낙 복잡하다 보니 소비자가 포털 사이트에 ‘해지 방법’을 검색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겨우 해지 방법을 찾아낸 소비자에게는 현재 누리고 있는 혜택을 재차 강조하거나,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내세운다.

대표적인 예로는 멜론이 꼽힌다. 멜론 서비스의 경우 △내 정보 △이용권/쿠폰/캐시 △변경/해지 △결제 방법 변경/해지 △해지 신청 등 총 5단계에 걸쳐 이동해야 겨우 해지 버튼을 찾을 수 있다. 해지를 선택할 경우 해지 방어를 위한 프로모션 광고 팝업이 등장하며, 해지 이후에는 일정 기간 의무 가입 조건이 있는 ‘2개월 100원’ 이벤트가 있다는 연락이 온다. 이들 업체에 있어 구독 유지는 수차례에 걸쳐 소비자를 붙잡을 만큼 ‘간절한’ 일인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독경제 시장에 만연한 ‘해지 방어’가 권고안 수준으로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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