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폐렴’ 국내 확산세 심상찮은데, “정부 대처 안일하다”

pabii research
중국 북부 중심으로 호흡기 질환 확산 중
미국, 대만 등 주변국들 ‘경계 강화’
우리 정부는 뭐하나? 소아과 의사들 집단 비판
폐렴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령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감염병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정부의 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미유행 타령을 멈추고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경고다.

중국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확산

현재 중국에서는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면서 곳곳에서 학교 수업 중단은 물론 병실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각종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환자들로 가득 찬 베이징의 병원 대기실 사진이 하루에도 수백장씩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데, 중국 보도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린 어린이가 일부 지역에서는 2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노인 감염자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중간 영역에 속하는 미생물로, 신경·혈액·심혈관·골격계·신장계 등 다양한 조직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되면 처음엔 열과 기침 등 감기 증상을 보이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면 심각한 폐렴·관절염 등을 유발한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 “즉시 중국 여행 제한해야”

이에 미국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국 여행 제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JD 밴스, 릭 스콧 등 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상원의원 5명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새로운 질환이 줄 수 있는 위험에 대해 더 파악될 때까지 미국과 중국 간 여행을 즉시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다. 상원의원들은 “우려할 만한 이유가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의 호흡기질환 발병과 관련해 자세한 정보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과거 중국 정부가 보여온 태도를 보면 WHO의 조치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의 건강과 우리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래야 죽음, 봉쇄, 방역수칙, 추가 발병으로부터 우리를 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주변국에서도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북부에서 어린이들이 각종 호흡기 감염병에 걸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인도는 공공보건 비상사태와 같은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 또한 어린이와 노인 등을 대상으로 중국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대만 위생복지부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5종류의 병원체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며 노인과 유아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중국에 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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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세 주별 세균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발생 추이/출처=질병관리청

우리나라도 대응 수위 높여야

미국, 대만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의 대처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인해 전 세계가 비상인데 우리나라 정부는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이같이 말하며 소아 감염병은 학교나 유치원 등 등교를 비롯한 집단생활이 불가피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이 한순간에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아직 유행 단계는 아니지만,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은 필수 인력이 부족한 데다 최근 독감 등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급증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유행하게 되면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이 병원급 의료기관 218곳에서 신고받은 현황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 수는 8월 말부터 꾸준히 증가해 10월 22~28일(43주차) 126명을 기록하고, 44주차 173명→45주차 226명→46주차 230명으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6주차 환자 수는 52명으로, 올해 환자 수가 무려 4.4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현장에선 급성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확연히 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도 늘었지만 독감,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환자뿐만 아니라 중복 감염된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질병청 관계자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2018년 46주차엔 230명, 2019년엔 633명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에 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은 “진료 현장에서는 이런 우려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데도 질병청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원인이 새로운 병원균은 아니고 4년에 한 번씩 유행하는 바이러스로 국내 의료 수준이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응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준을 높이는 걸 권고한다고 말했다”며 “아직도 정부는 소아 필수 의료 인력 부족으로 겪는 오픈런 및 마감런으로 인한 환자·보호자의 고통과 코로나19의 교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최근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보건당국의 마이코플라스마 대책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보건소 등에서 개인위생을 당부하는 기사뿐”이라며 “도대체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그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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